바다가 품었다 드러내는 또 하나의 얼굴인 갯벌. 그곳은 다름 아닌 바다 속 생명들의 천국이다. 가무락조개, 박학지, 쏙, 말뚝망둥어, 달랑게, 딱총새우 등등. 이름마저 정겨운 이들 생물들에게 갯벌은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보금자리다. 그 뿐인가, 바다가 보듬었다 펼쳐놓은 갯벌은 사람들에게 더 없는 놀이터로 변신하기도 한다.
자, 돌아오는 주말에는 숨 막히는 일상 대신 갯벌 생태계의 일부가 되어 한번쯤 놀아보자.
■ 갯벌, 바다가 선사한 천연놀이터!
갯벌은 그만의 특별한 마법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곳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갯벌에서만큼은 온몸이 진흙투성이가 되어도 웃음을 짓게 한다. 그러니 갯벌이 그 품을 내어놓을 때를 기다려 하루쯤은 갯벌의 마법에 온몸을 내맡겨도 좋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갯벌은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입증 받고 있다. 갯벌의 종류도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모래로만 이루어진 모래갯벌, 진흙으로만 구성된 진흙갯벌, 모래와 진흙이 적절히 섞인 혼합갯벌 등을 모두 볼 수 있다. 갯벌여행의 장소 또한 풍요로워 서남해안가를 따라 이어지듯 자리 잡고 있다.
▶ 갯벌 드라이브가 가능한 전남 영광 두우리 갯벌은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한다면 수도권에서도 그리 멀지 않다. 굴비의 명소인 영광읍내에서 서해안 쪽으로 20여 분 차로 달리면 전국 천일염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염산 염전이 해안가를 점령하고 있다. 두우리 갯벌은 그 인근으로 갯벌 드라이브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두우리 갯벌로 접어드는 길은 모두 세 갈래. 그 중 가운데 길은 자그마한 운동장 크기의 단단한 갯벌로 이어지고, 오른쪽 방파제 길은 마을 어민들의 경운기가 드나드는 길이다. 드라이브 길은 왼쪽의 길. 즉, 방파제를 따라 왼쪽으로 50여 미터를 가다 오른쪽으로 난 경운기 길을 따르면 어느덧 자동차는 갯벌 위를 달리게 된다. 시속 70km까지 속력을 낼 수 있는 갯벌 위의 드라이브는 뭍에서의 드라이브와는 사뭇 다를 터. 지척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차장 밖으로 펼쳐지는 드넓은 갯벌 광장은 이곳이 갯벌 위임을 실감케 한다. 이렇듯 갯벌 위에서의 드라이브가 가능한 이유는 두우리 갯벌이 우리나라에서도 드물게 나타나는 혼합갯벌인 까닭. 같은 갯벌임에도 굳이 신발을 벗을 필요 없이 디딜 수 있는 것도 모래펄 특유의 단단함 덕분이다.
이외에도 두우리 갯벌이 가진 매력은 갯벌에 사는 생명들의 숫자만큼이나 무궁무진하다.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백합 캐기다. 백 가지의 문양을 지녔다고 해서 백합이라 이름 붙여진 이 조개는 가벼운 호미질만으로도 캐는 재미를 쏠쏠하게 누릴 수 있다. 근처의 두우리 해수욕장은 갯벌 여행과 더불어 호젓한 여유를 즐기기에 들러볼 만한 곳이다. 노송 사이로 보이는 해변과 낙조 풍경 또한 그림처럼 아름답다.
▶ 갯벌택시 타기 이색체험을 즐길 수 있는 전북 고창군 심원면 하전 갯벌마을은 썰물 때 드러나는 갯벌이 무려 1200헥타르나 펼쳐져 또 다른 잿빛 바다를 연상케 한다. 이곳 갯벌은 촉감이 좋기로 유명한데, 월드컵 잔디구장처럼 푹신푹신할 뿐 발은 전혀 빠지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특이한 체험 하나를 할 수 있는데, 다름 아닌 ‘갯벌택시’ 타기다.
갯벌택시란 바로 경운기로, 하전 갯벌에서 많이 나는 바지락을 캐기 위해서는 육지에서 갯벌 길로 4킬로미터의 거리를 더 들어가야 하는데, 이때 이용하게 된다. 질퍽한 갯벌 위나 물이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곳도 거침없이 달리는 전천후 택시인 셈이다. 별도의 이용료 없이 바지락 캐기 체험료를 내면 탈 수 있다. 바지락을 캐기 위한 장화와 갈퀴, 바구니 등은 모두 마을에서 제공하며, 직접 캔 바지락을 2킬로그램 이내에서 집에 가져갈 수도 있다. 이외에도 드넓게 펼쳐지는 갯벌에서 갯벌축구, 갯벌씨름, 갯벌 줄다리기 등 다양한 갯벌 스포츠를 즐겨볼 수도 있다.
▶ ‘쏙쏙’ 빠져 나오는 쏙 잡이 체험이 가능한 경남 남해 문항마을은 남해에 위치한 크고 작은 갯벌을 대표할 만큼 색다른 갯벌 체험의 매력을 지닌 곳이다. 문항리 앞바다 긴섬 일대의 모래밭과 자갈밭으로 이루어진 폭 300미터의 바닷길은 하루 두 번씩 열리며 갯벌을 이룬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체험할 수 없는 ‘쏙’잡는 재미에 빠지면 물 들어오는 줄도 모르게 된다. 잡는 방법도 특이하다. 물이 빠지면서 드러난 갯벌의 작은 구멍에 소금이나 된장을 물에 풀어 뿌려두면 그 맛을 보려고 고개를 내미는 쏙을 붓대롱으로 흔들어 ‘쏙’하고 잡아 올리는 것.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많이 찾는 것도 이런 재미를 즐기기 위함이다.
문항 갯벌은 풍경에서도 소박한 멋이 느껴진다. 고즈넉한 남해바다를 앞에 두고 갯벌 위로 지는 낙조와 그 붉은 빛을 등지고 고단한 하루를 정리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 갯벌 체험 전에 미리 알아 두세요~
▶ 물 때 확인은 기본으로 갯벌 체험은 썰물 때만 가능하다. 힘들게 찾아갔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으니 가기 전에 반드시 한국해양조사원(www.nori.go.kr)의 조석표로 물때를 확인하도록 한다. 가고자 하는 갯벌 체험장에 미리 연락해 원하는 날짜의 체험 가능 시간을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 갯벌에 대한 상식을 미리 알아보고 체험을 떠나도록 한다. 갯벌 체험은 갯벌 생물의 생태를 관찰하기 위해서지 조개잡이가 목적이 아님을 자녀들에게 상기시켜줄 필요가 있다. 갯벌에 관련한 책을 미리 읽어보거나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 체험 후에 갈아입을 옷, 양말, 모자를 준비해 간다. 바닷가의 햇빛은 눈이 부실 정도로 강하므로 자외선차단제를 챙겨간다. 조개잡이에 필요한 도구는 대부분 갯벌 체험장에서 대여할 수 있으며 집에 장화 등이 있다면 가져간다. 조개나 게를 잡을 땐 갯벌 바닥을 긁지 말고 호미로 뻘을 들어 젖히는 것이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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